요양원 입소 후 3년, 요양원 생활을 되돌아보니...

2018년 대한민국은 고령사회로 접어들었다. 


UN에서는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에 따라 고령화사회(7% 이상), 고령사회(14% 이상), 초고령사회(20% 이상)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당초 2020년 경 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이라는 예측보다 2년 더 빠른 2018년에 이미 14.3%로 고령사회로 접어든 것이다.


빠른 노령화에 속도에 따라 전국적으로 요양원, 요양병원, 양로원, 노인복지센터 등의 노인시설들도 매년 수백에서 수천 곳씩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비하여, 이러한 노인시설들에 대한 이해와 인식은 그 속도만큼 따라오지 못하고 있고, 또 아직은 이러한 노인서비스들이 과도기적인 단계여서 정부나 서비스제공자, 이용자 모두 혼란스러운 부분이 많다.


필자의 경우도 현재까지 5년 넘게 요양병원과 요양원 등지에서 아버지를 모시고 있어, 이러한 혼란을 온 몸으로 체감하였는데, 그래도 그간 좌충우돌하며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은 덕에 보다 나은 상황을 만들 수 있었다.


하여 이번 포스트에서는 와 관련한 필자의 경험과 느낀 점 및 유의사항 등에 대하여 소개해보도록 하겠으니, 혹시 부모님을 요양원에 모실 계획에 있는 분들은 본 정보를 참고하여 요양시설의 분위기 등을 사전에 참고해보길 바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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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행복을만드는전략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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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me 

요양원 생활 3년 간의 기록




# 기본 정보

우선 요양원은 어떠한 특징이 있는지, 그리고 이 곳의 비용체계는 어떠한지, 보호자의 실부담액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서는 위 타이틀 하단의 '관련글' 들을 참고해보면 된다.


그리고 혹시 아직 장기요양등급을 받지 않은 상태라면, 요양시설이 어떤지에 대하여 알아보기에 앞서 요양등급을 먼저 받는 것이 급선무이니, 아래의 '관련글'을 참고하여 어르신이 장기요양등급부터 받을 수 있도록 해야겠다.


[관련글] 노인장기요양보험 장기요양등급 신청 방법



또한 장기요양등급은 받았지만, 아직 입소할 요양시설을 찾지 못했다면 아래의 '관련글'도 참고하여 거주지 인근에 있는 요양원을 찾아보도록 하자. 


[관련글] 전국 요양시설 정보



# 요양시설 입소와 퇴소

시설 등급과 서비스 만족도가 절대적으로 비례하지는 않겠지만, 필자가 경험해본 바 그래도 등급이 높은 곳이 서비스품질이 더 높을 가능성이 높으니 요양원을 찾을 때는 이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 


사실 필자의 경우도 장기요양등급을 받고 아버지를 요양원에 모시기 위하여, 거의 10군데 가까이 요양원들을 방문하여 상담을 받아보았는데, 일단 시설들의 청결함이나 환자들의 청결상태와 같이 겉으로 드러나는 면에서 등급이 높은 요양시설이 더 나았다.


그래서 필자는 대기를 걸어놓고 A(최우수)등급 요양원의 자리가 날 때까지 기다렸는데, 정말 운 좋겠도 한 달 정도만에 빈 자리가 생겨 입소할 수 있었다. 


사실 대기자 수도 많고, 또 기존 입소했던 어르신들 중 누군가가 퇴소하시거나, 돌아가셔야 자리가 나는 것이기 때문에 등급이 높은 요양원의 자리는 좀처럼 잘 나지 않는 편이다. 그래도 일단 대기는 걸어놓는 것이 좋다.


더군다나 필자의 아버지의 경우는 거동을 전혀 못하시는, 흔히들 말하는 반 식물인간 상태셔서 손이 많이 가기도 하며, 주기적으로 석션(suction) 교체, 뱃줄(위루관) 교체 등 의료적인 조치가 필요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시설 측에서도 입소에 난색을 표했다.


하지만 필자의 가족들은 그 전 요양병원에 있을 때도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병원에 가서 아버지를 직접 케어해왔기 때문에 아버지의 상태를 잘 알았고, 또 아버지의 상태도 안정적이기 때문에 시설 측에서 이러한 점들을 감안하여 일단 입소해 보고 도저히 안되겠으면 그 때 다시 얘기해보자고 하고 입소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사실 요양원 생활에서 더 중요한 것은 직접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요양보호사 분들이다. 요양보호사들이 못하겠다고 하고 적절한 사유(퇴소시킬 명분)가 있으면 퇴소할 수 밖에 없다.


필자의 아버지의 경우도 입소 초기 요양보호사들 사이에서 이러한 부정적인 얘기가 있었지만, 필자의 어머니가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출퇴근 하듯 요양원에 가서 낮 동안에는 아버지를 직접 케어하여 문제 소지가 줄어드니, 다행이 요양보호사들 사이에서 이러한 부정적인 의견들이 잦아들었다.




또 얼마 전에는 최근들어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던 치매 어르신 한 분이 다른 어르신과 다투다가 이를 말리는 요양보호사를 멍이 들도록 때린 사건이 있었는데, 그 후 그 치매 어르신이 퇴소 조치되기도 했다.


사실 이렇게 요양원에서 퇴소 당하면  어르신을 모실 곳이 마땅치 않게 되므로, 퇴소 조치는 그 가족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일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요양원에 입소했다고 끝난 것이 아니라, 그 후에도 어르신의 요양원 생활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챙겨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필자와 같이 시설에서 어려워 하는 환자를 둔 경우에는 더욱 더...



# 요양원 생활

요양원은 어르신들의 케어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시설이기 때문에 업무도 이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필자의 아버지가 계신 요양원을 기준으로 목욕은 일주일에 한 번(여름에는 두 번) 시켜 드리고, 목욕을 시켜드릴 때 옷도 모두 갈아입히며, 침대보나 이불도 모두 교체한다. 물론 이외에도 옷이나 이불의 오염이 심하면 교체해준다.


다만, 세안은 매일 시켜드리지는 않았고, 봐서 지저분하면 손이나 얼굴을 물티슈로 닦아주는 정도였다. 그리고 한 번씩 면도도 시켜준다.


전반적으로 시설이나 환자 모두 불쾌한 냄새가 나지 않고, 가급적 청결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노력하는 편인데, 아마도 이는 시설등급 유지에 필요한 조건 중 하나인듯 하고, 또 보호자나 외부인들에게 공개되어 있는 만큼 시설의 인상을 좋게 하기 위해서도 이 부분에 많은 신경을 쓰는 듯 하다.


이외에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어르신들에게 마사지를 해 드리고, 촉탁의도 일주일에 한 번씩 들러 어르신들의 건강상태를 진단해주고 필요한 처방을 해주고 간다.


기저귀를 찬 어르신들의 경우는 2~3시간에 한 번씩 기저귀를 확인해봐준다고 하는데, 실질적으로는 하루에 3~4회 정도 확인하는듯 했다.


그리고 와상환자의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이 욕창관리인데, 사실 입소 전 상담 시에는 요양원들이 대체로 욕창관리가 잘 되는 편이라고 했지만, 실제 생활을 해보니 욕창관리가 그다지 잘 된다고 보기는 힘들었다.


그러니 혹시 와상환자를 요양원에 맡긴 경우는 별도로 욕창관리에 신경을 많이 써야할듯 하다.


기본적으로 식사나 간식 같은 것은 잘 나오는 편이고, 보호자들이 종종 간식거리를 사오기 때문에 먹을거리는 풍부한 편이다. 


시설의 분위기는 대체적으로 가정집 같은 분위기다. 또 이런 분위기라야 어르신들도 보다 편안함을 느끼는데,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거나 하는 등의 일부 어르신들을 제외하면 실내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모여 앉아서 TV도 보고, 노래, 그림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도 한다.




그런데 사실 위와 같은 서비스들을 제공하는 것은 사람이기 때문에, 요양보호사가 어떤가에 따라 시설 만족도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즉, 요양원에서의 생활 만족도는 해당 시설에서 근무하는 요양보호사와 간호사에 많은 부분 달려있다는 것인데, 필자가 3년간 겪어본 바, 직업의식이나 사명감을 갖고 근무하는 요양보호사나 간호사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았다. 이건 뭐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겠지만...


사실 요양보호사들이 박봉에 어려운 조건에서 근무하는 것이므로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러한 환경에서 사명감을 가지고 근무하는 요양보호사 분들이 정말 대단한 것이라 생각된다.


그래서 필자는 열심히 하시는 요양보호사 분들 때문에라도 종종 과일이나 빵 같은 소소한 먹을꺼리를 사가는데, 요양보호사나 간호사들도 사람인지라 이런거 안 사와도 된다고 말은 하면서도 보호자가 자주 찾아오고 이렇게 관심을 가지는 곳은 어르신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신경을 쓴다.


반대로 자주 찾아오지도 않고, 찾아 와서도 이거 해달라, 저거 해달라 요구만 많은 가족의 어르신은 아무래도 관심과 손길이 덜 가더라는...





아마도 위에서 소개한 내용들은 시설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요양원 중에서는 꽤 괜찮은 편에 속하는 내용일 듯하고, 필자도 보호자로서 지난 3년 간의 요양원 생활을 평가해본다면 만족할 수 있는 수이었다.


다만, 다시 한 번 더 강조하고 싶은 것은 시설등급이 높은 요양원이라고 하더라도 시설에서 챙기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보호자가 최대한 자주 가서 직접 챙길 것은 챙기고, 관심을 가져야 부모님이 그 곳에서 조금이라도 더 대접받고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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